상어 부캉이 탈출 소식 정확히 읽는 방법

어제 저녁 부산 북항의 상어 부캉이가 수로 밖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달 넘게 같은 곳을 맴돌던 상어라 반가웠는데, 기사를 몇 개 읽어보니 ‘탈출’이라는 말이 조금씩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더라고요. 수로를 벗어난 건 확인됐지만, 먼바다까지 갔는지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부캉이는 지금 어디까지 나갔을까
부캉이는 9월 18일 부산 북항친수공원의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몸길이는 약 3m입니다. 처음에는 무태상어일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촬영 영상을 분석해 흑상어로 확인했습니다. 두 등지느러미 사이에 솟은 선이 종을 구별하는 단서였다고 해요.
10월 21일 오후 6시 무렵 부캉이는 인공수로 밖 부산항 제1부두 앞 해상에서 목격됐습니다. 관계 기관이 세 번째로 유도 작업을 벌인 날이었죠. 9월 18일 발견 이후 날짜로는 34일째입니다. 일부 보도에 나오는 ‘33일 만’이라는 표현은 경과한 날을 세는 방식이라 같은 일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장소를 구분하면 소식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인공수로는 공원 안쪽의 좁은 물길이고, 제1부두 앞은 그 바깥의 항만 해역입니다. 항만 해역으로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먼바다에 도착한 건 아닙니다.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이 수로 밖 유도에 성공한 뒤에도 이동 상황을 계속 확인하겠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부캉이는 21일 밤 다시 수로 출구 쪽으로 접근했습니다. 밤 11시 무렵 수상 작업용 부유시설인 폰툰을 지나 안쪽 차단 그물 앞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보도됐습니다. 당시 확인된 것은 출구로 되돌아온 모습이지, 공원 안쪽 수로까지 완전히 재진입했다는 사실은 아닙니다. ‘탈출 성공’이라는 제목만 보고 이동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 대목입니다.
세 번째 작업은 어떻게 달랐을까
부캉이를 바다 쪽으로 보내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9월 29일에는 물줄기를 이용했고, 10월 2일에는 그물을 썼지만 수로 밖으로 내보내지 못했습니다. 물속 지형과 장애물 때문에 그물을 원하는 만큼 이동시키기 어려웠고, 부캉이가 다시 안쪽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21일에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관계 기관은 그물을 폰툰에 고정하고 부캉이의 움직임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앞선 작업과 반대편인 마리나 브릿지 쪽 출구로 유도했으며, 지나온 쪽에는 재진입을 막는 그물도 설치했습니다. 수로 바닥에 걸릴 수 있는 장애물을 살피기 위해 잠수사도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그렇다고 그물을 출구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출구 쪽은 물이 깊어지고 바닥 모양도 복잡해, 그물을 더 끌면 아래쪽에 빈틈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작업자들은 출구에서 떨어진 지점에 그물을 두고 부캉이의 이동을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오후 6시 무렵 제1부두 앞에서 모습을 확인한 겁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약 9시간이 걸린 작업이었습니다. 그동안 부캉이가 그물 앞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출구 주변을 오가는 모습도 보였어요. 한 번에 바다로 쭉 헤엄쳐 나간 장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과정은 여러 번 멈추고 돌아보는 움직임에 가까웠습니다.
왜 더 기다리지 않았을까
부캉이가 수로에 머무는 동안 ‘스스로 나갈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양수산부는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고, 수온이 내려갈 때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좁고 수심이 제한된 인공수로에 오래 머무는 상황도 전문가들이 걱정한 부분입니다.
관계 기관은 10월 19일 상어와 수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로의 서식 여건과 앞으로의 수온 하강을 고려해 빠른 외해 유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21일로 작업 날짜를 잡은 데에는 다음 날부터 예상된 기온 하락과 크루즈선 운항 일정도 반영됐습니다.
물론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이 부캉이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관찰 과정에서 먹는 장면이나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는 게 정확합니다. 건강 상태를 걱정할 근거는 있었지만, 확인되지 않은 상태를 단정할 필요까지는 없는 셈이죠.
새 소식을 볼 때 확인할 세 가지
부캉이 소식이 또 나오면 먼저 목격 위치를 보면 됩니다. ‘공원 수로 안쪽’, ‘수로 출구’, ‘제1부두 앞’, ‘먼바다’는 서로 다른 장소입니다. 특히 제1부두 앞에서 보였다는 기사라면 수로를 벗어난 사실은 전하지만, 외해까지 이동했다는 확인으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은 목격 시각입니다. 21일 저녁의 수로 밖 목격과 그날 밤의 출구 부근 목격은 앞뒤로 이어지는 소식입니다. 먼저 나온 기사 제목만 보면 뒤에 확인된 움직임을 놓칠 수 있어요. 언제, 어디서 봤는지를 함께 읽어야 현재 상황에 가까워집니다.
관계 기관의 관찰 결과를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부캉이가 다시 수로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항만에 머무는지, 더 먼 바다로 이동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금 분명한 소식은 세 번째 작업으로 수로 밖까지 나왔고, 그날 밤 다시 출구 쪽에서 보였다는 것입니다. 북항에서 오래 머문 만큼, 다음 이동 소식도 부캉이의 위치를 차근차근 확인하며 듣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