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첫 여행 동선 짜는 방법

얼마 전 홋카이도 여행 일정을 짜는 친구가 삿포로, 오타루, 후라노, 하코다테를 3박 4일에 모두 넣었다. 지도를 함께 보니 관광지보다 이동 시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홋카이도는 일본 안에서도 면적이 큰 지역이다. 처음 간다면 가고 싶은 곳을 전부 표시한 뒤, 한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을 줄이는 편이 여행하기 편하다.
먼저 계절과 여행 목적을 고르기
홋카이도라고 해도 계절마다 기대할 풍경이 다르다. 여름에 꽃밭을 보고 싶다면 후라노와 비에이를 일정의 중심에 두는 게 자연스럽다. 눈 덮인 거리와 온천이 목적이라면 삿포로를 거점으로 오타루나 노보리베쓰를 더할 수 있다. 도시 산책과 먹거리가 우선이라면 삿포로와 오타루만으로도 3박 4일이 충분히 채워진다.
옷도 출발지 날씨만 보고 챙기면 곤란하다. 홋카이도 관광기구의 계절 안내를 보면 여름에도 아침저녁은 서늘할 수 있고, 겨울에는 눈길이 미끄럽다. 여름엔 얇은 겉옷 한 벌, 겨울엔 방수되는 신발과 장갑을 챙기는 식으로 준비하면 좋다. 특히 겨울 여행은 하루에 먼 지역 두 곳을 묶기보다 이동에 여유를 두는 편이 마음 편하다.
3박 4일이라면 삿포로와 오타루부터
첫날은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로 이동해 숙소에 짐을 풀고 시내를 걷는다. 비행기를 타고 온 날에는 저녁 식사와 가까운 거리의 산책 정도가 적당하다. 숙소를 삿포로역 근처에 잡으면 다음 날 기차를 타기 쉽고, 오도리나 스스키노 근처에 잡으면 저녁에 돌아다니기 편하다. 어느 쪽이든 매일 숙소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크다.
둘째 날은 오타루에 다녀오는 일정이 무난하다. 오전에 이동해 운하 주변과 오래된 거리들을 걷고, 점심을 먹은 뒤 가게 몇 곳을 천천히 둘러보면 하루가 빠르게 간다. 운하 사진만 찍고 바로 돌아오는 일정이라면 아쉬울 수 있으니, 카페에서 쉬거나 해가 기울 때까지 머무는 시간도 넣어두자. 삿포로에서 왕복하는 방식이라 큰 짐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셋째 날은 취향에 따라 갈라진다. 먹거리와 쇼핑이 좋다면 삿포로에서 여유 있게 보내고, 온천이 끌린다면 노보리베쓰처럼 목적지가 분명한 곳에 시간을 쓴다. 여름 꽃밭이 여행의 가장 큰 이유라면 이 날만 멀리 다녀오기보다 처음부터 후라노·비에이 쪽 숙박을 포함해 동선을 다시 짜는 편이 낫다. 넷째 날은 공항으로 가야 하니 새로운 먼 지역을 넣지 않는 게 좋다.
교통패스는 이동 구간을 적고 계산하기
기차를 여러 번 탄다고 무조건 패스가 이득인 건 아니다. JR홋카이도 안내 기준으로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까지 쾌속열차 자유석은 성인 편도 1,230엔,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800엔이다. 공항 왕복에 오타루 왕복만 더한다면 일반 승차권 비용부터 계산해 보는 게 정확하다. 운임은 바뀔 수 있으니 예약할 때 JR홋카이도의 최신 안내를 다시 확인하면 된다.
반면 노보리베쓰나 후라노까지 기차로 갈 계획이라면 이용 구간에 맞는 지역 패스를 비교할 만하다. 패스마다 사용 가능한 노선과 기간이 다르고, 삿포로 지하철이나 노면전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특급열차는 좌석을 미리 지정해야 한다는 점도 챙겨야 한다. 여행지 이름만 보고 패스를 사기보다 날짜별로 어떤 열차를 탈지 써놓으면 선택이 훨씬 쉬워진다.
돈과 체력을 아끼는 작은 선택들
예산은 항공권과 숙박비만 더하면 금방 모자란다. 공항 이동, 도시 간 교통비, 식사, 카페, 온천 입장료처럼 현지에서 쓸 돈도 따로 잡아두자. 특히 숙소를 고를 때는 객실 가격과 함께 역에서 걸어가는 거리도 봐야 한다. 눈 오는 날 캐리어를 끌고 오래 걷거나, 매일 교통편을 갈아타는 부담은 숫자로 잘 보이지 않는다.
식사는 유명한 곳 한 군데쯤 예약하거나 대기 시간을 예상하고, 나머지는 동선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먹는 방식이 좋다. 오타루에서 점심을 길게 즐겼다면 저녁은 삿포로 숙소 주변에서 가볍게 먹어도 된다. 여행 내내 대표 메뉴를 빠짐없이 먹으려 애쓰기보다 배고픈 시간과 이동 시간을 맞추는 편이 만족스러웠다.
처음 가는 홋카이도라면 넓은 지도를 다 채울 필요가 없다. 삿포로를 중심에 두고 하루는 오타루, 하루는 취향에 맞는 장소에 쓰면 걷고 먹고 쉬는 시간이 남는다. 그렇게 남긴 여유가 의외로 가장 또렷한 여행 기억이 되곤 한다.






